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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 리뷰 : "사진과 다른 딸기잼" - 롯데 카스타드 말차&딸기 리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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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 리뷰 : "사진과 다른 딸기잼" - 롯데 카스타드 말차&딸기 리뷰

AI바라기 2026. 4. 22. 21:11

 

 

 

 

 

 

 

 

 

대기업의 마케팅은 늘 거창하다. '프리미엄 카스타드 케이크'. 심지어 '말차 블렌드 크림'에 '설향 딸기 잼'을 품고 필링을 36%나 펌핑했단다.

3천 원이면 뒤집어쓰던 노란색 국민 과자가 하루아침에 6천 원대(할인가 6,380원)의 귀족 흉내를 내고 있다. 솔직히 안 믿었다. 과자가 스펙업 해봤자 결국 공장 과자지. 하지만 내 지갑은 내 이성보다 늘 한발 빠르다. "어디 얼마나 대단하신지 보자"며 서늘한 눈으로 결제 버튼을 눌렀다.

 

 

 

 

 

 

 

 

 

 

 

 

 

 

 

물건이 도착하자마자 뒷면 호구조사부터 들어갔다. 오리지널 카스타드가 12개입 276g이다. 이 녀석은 288g. 계산기를 두드려보니 개당 23g에서 24g으로 딱 1g 늘었다.

 

필링을 36%나 늘렸다며? 근데 총중량은 1g 늘었다고? 롯데의 치밀한 연금술에 잠시 숙연해졌다. 1봉(24g)당 100kcal. 프리미엄 디저트라더니 칼로리는 원조(약 106kcal)보다 미세하게 낮다. 성분표에 적힌 '말차혼합분말'과 '설향딸기퓨레'라는 단어만이 이 녀석의 유일한 알리바이였다.

 

 

 

 

 

 

 

 

 

 

 

 

 

 

 

 

박스를 뜯고 낱개 포장을 꺼냈다. 오, 제법이다. 카스타드 특유의 촌스러운(?) 샛노란 비닐을 벗어던지고 무광 딥그린에 골드를 박아 넣었다. 확실히 돈 냄새가 난다.

 

"나 비싼 몸이야"라고 뿜어내는 기운이 꽤 당돌하다. 포장지에 인쇄된, 크림과 잼이 당장이라도 터져 흐를 것 같은 저 화려한 연출 샷. 과장 광고의 역사를 뻔히 알면서도 속아주는 게 또 현대인의 예의 아니겠나.

 

 

 

 

 

 

 

 

 

 

 

 

 

 

비닐을 뜯어 손에 올렸다. 손끝에 닿는 폭신한 촉감은 내가 아는 그 카스타드가 맞는데, 색깔이 심상치 않다. 이끼 낀 조약돌 같기도 하고, 슈렉의 피부색 같기도 한 칙칙한 국방색.

 

코를 대보니 롯데 빵 특유의 그 묘한 시럽 향 사이로 쌉싸름한 풀내음이 훅 치고 들어온다. 뭐, 외관상으론 일단 합격. 최소한 오리지널 카스타드에 초록색 색소만 탄 수준은 아니란 뜻이다.

 

 

 

 

 

 

 

 

 

 

 

 

 

 

 

 

 

자, 이제 팩트체크의 시간이다. 박스 그림처럼 폭포수 같은 크림과 잼을 기대하며 가차 없이 반으로 갈랐다.

 

...음. 딸기잼은 혹시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인가?


말차 크림은 제법 넉넉히 발라져 있는데, 핵심이라던 설향 딸기잼은 한쪽 구석에 소심하게 묻어 있다. "이러면 그렇지" 하고 비웃으며 한 입 베어 물었다. 그리고 내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어쭈? 이것 봐라?"

 

인정하기 싫은데, 꽤 잘 만들었다.

일단 '진하고 쌉싸름한 교토의 전통 말차!' 같은 건 없다. 철저히 대기업이 계산한 '달달하고 부드러운 카페 녹차 라떼'의 맛이다. 찐 녹차 덕후들은 콧방귀를 뀌겠지만, 나 같은 대중의 입맛을 홀리기엔 아주 완벽한 타협점이다.

 

카스타드 특유의 퍽퍽함을 말차 크림이 촉촉하게 뭉개고 들어올 즈음, 아까 비웃었던 그 소심한 딸기잼이 등판한다. 이 잼이 미쳤다. 자칫 텁텁하게 끝날 수 있는 크림의 뒷맛을 상큼한 산미로 싹둑 잘라버린다. 잼이 안 묻은 쪽은 평범한 빵이지만, 잼이 씹히는 순간 이건 공장 과자가 아니라 그럴싸한 '디저트'로 신분이 상승한다.

 

결론을 내리겠다.


이 녀석은 어른의 디저트인 척하는, 아주 영악한 자본주의의 맛이다. 전통 말차의 진입장벽은 낮추고 딸기잼이라는 치트키를 써서 오리지널 카스타드의 한계(3개 먹으면 물림)를 박살 내버렸다.

 

물론 6천 원이 훌쩍 넘는 콧대 높은 정가를 다 주고 사기엔 내 지갑이 조금 억울해할 것 같다. 잼이 한쪽으로 쏠려있는 킹받는 복불복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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